
창업국가·일자리 국가로 가는 길 | 백필규 지음
"아프니까 청춘이 아니라, 아프니까 창업이다."
"누군가가 창업해야 누군가가 취업할 수 있다."
📌 이 서평은 조금 특별합니다 — 책을 받게 된 사연
이 글은 평소의 서평과 시작점이 다릅니다.
얼마 전 저는 가투소(가치투자연구소) 카페 서평단 이벤트를 통해 백필규 저자님의 신간 『돈과 시간을 잃지 않고 경제적 자유를 실현하는 주식투자법 100문 100답』을 받아 읽고, 블로그에 서평을 남겼습니다. 그 책은 '돈을 버는 법'이 아니라 '돈을 잃지 않는 법', 즉 리스크 관리와 투자법 선택을 초보자의 눈높이에서 짚어준 책이었고, 저는 그 철학에 깊이 공감해 정성껏 글을 썼습니다.
그런데 며칠 뒤, 저자님께서 직접 메일을 보내오셨습니다. 제 서평을 읽고 "진심과 정성과 예리함이 녹아 있는 한 편의 예술품 같았다"는 과분한 말씀과 함께, 감사의 표시로 당신이 2020년에 펴낸 또 다른 책 『왜 창업인가?』의 PDF 파일을 보내주신 것입니다.
메일에는 인상적인 한 문장이 있었습니다.

"따지고 보면 주식투자를 한다는 자체가 일종의 금융창업입니다. 준비 안 된 창업은 반드시 실패한다는데, 현재의 주식투자자들은 대부분 준비 안 된 금융창업자들 아닐까요?"
이 문장을 읽는 순간, 단순한 답례 선물이 아니라 투자자인 저에게 던지는 하나의 화두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머리 식힐 겸 한번 보시라"는 저자님의 가벼운 권유와 달리, 저는 이 책을 꽤 진지하게 읽었습니다. 그리고 다 읽고 난 지금, 이 책이 왜 투자자에게도 읽힐 가치가 있는지 분명해졌습니다. 그 이야기를 지금부터 풀어보려 합니다.
📖 책 기본 정보

부제부터 도발적입니다. "창업코리아·성장코리아 vs 실업코리아·송장코리아 — 갈림길에서 어느 길을 선택할 것인가?"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독자에게 '선택'을 강요합니다. 불편하지만, 그 불편함이 이 책의 무기입니다.
📌 저자 백필규는 누구인가

저자 백필규는 중소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출신으로, 수십 년간 창업과 중소·벤처기업 정책을 연구해온 전문가입니다. 창업 현장의 데이터와 사례를 누구보다 가까이서 지켜본 사람답게, 이 책은 이론과 실제를 적절히 버무립니다.
저자가 '들어가는 말'에서 밝히는 집필 동기는 명확합니다. 2016년 말의 촛불혁명을 그는 단순한 정치적 사건이 아니라, "창업정신이 사라지면서 일자리도 만들지 못할 정도로 허약해진 나라를 재창업하라는 국민의 준엄한 메시지"로 해석합니다. 한 나라의 정치적 격변을 '창업정신의 소멸'이라는 렌즈로 읽어내는 이 시각 자체가, 이 책의 논지가 얼마나 독창적인지를 단번에 보여줍니다.
📌 책의 전체 구조 — 5개의 장, 하나의 논리

이 책은 5개 파트로 구성되며, 각 장은 단순한 챕터 구분이 아니라 하나의 논증 흐름을 이룹니다.
1장 — 왜 창업인가? 청년 실업, 베이비부머의 노후 빈곤, 자영업자의 고통, 나라 전체의 경제 난국을 생생한 사례와 통계로 조명한 뒤, 그 모든 문제의 해법으로 '창업'을 제시합니다.
2장 — 창업이 두렵고 어렵다고? 창업 앞에서 사람들이 내세우는 핑계들 — 나이, 돈, 기술, 시장, 규제, '기울어진 운동장' — 을 하나씩 논리적으로 반박합니다. 저자는 이 장벽들이 극복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 결국 '마인드의 문제'임을 설득합니다.
3장 — 창업자는 타고난다고? 창업자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진다는 명제를, 7가지 창업 성공 조건(긍정적 사고, 리스크 관리, 열정, 네트워킹, 길거리 지식, 창의성, 리더십)으로 풀어냅니다.
4장 — 창업,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실전 로드맵 파트입니다. 아이템 발굴, 사업계획서 작성, 고객 발굴, 파트너십, 정부 지원 활용, 경영시스템 구축, 실패 대비까지 단계별로 짚습니다.
5장 — 창업국가, 일자리 국가로 가는 길 청년, 386세대, 베이비부머, 엄마, 교육기관, 기업, 정부 등 사회 각 주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제안하며 마무리됩니다.
📌 1장 깊이 읽기 — 일자리 문제의 민낯

1장은 이 책에서 가장 강렬한 파트입니다. 저자는 추상적 담론 대신 실제 인물들의 이야기로 문을 엽니다.
"아침 새벽에 출근해보는 것이 소원"이라는 청년, 수백 군데에 원서를 넣고도 단 한 곳에 합격하지 못한 지방 국립대 졸업생, 30년 다닌 직장을 나와 갈 곳이 없어진 50대 가장, 그리고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오창석 씨의 죽음까지. 이 사례들은 감성적 호소가 아니라, 일자리 문제가 청년만의 것도 노인만의 것도 자영업자만의 것도 아닌 전 세대를 관통하는 공통의 위기임을 증언합니다.
그렇다면 일자리는 실제로 얼마나 부족할까요? 저자는 데이터로 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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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표 (2019년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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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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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충원인원 (적극 구인에도 못 채운 인원, 1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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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7만 6천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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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실업자 (20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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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만 5천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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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재경제활동인구 포함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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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300만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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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높이를 아무리 낮춰도 빈 일자리는 구직자를 수용하기에 턱없이 부족합니다. 저자의 결론은 단호합니다. "답은 창업밖에 없다. 누군가가 창업해야 누군가가 취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저자는 창업이 만병통치약이 아님을 솔직히 인정합니다. 창업을 해도 살아남지 못하면 일자리는 생기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는 창업의 양적 확대가 아니라 패러다임 자체의 전환을 요구합니다.
📌 밑줄 그은 통계들 — 창업 생존율의 민낯
이 책에서 투자자로서 가장 오래 들여다본 부분이 바로 생존율 데이터입니다. 기업 분석을 업으로 삼는 사람에게 '생존율'만큼 본질적인 지표는 없으니까요.
▷ 창업 후 3년차 생존율 국제 비교 (통계청, 2018년 기준)

우리나라 창업 3년 생존율은 미국의 절반을 겨우 넘는 수준입니다. 더 뼈아픈 건 업종별 격차입니다. 제조업 등 '기술기반 업종'의 생존율은 창업선진국 대비 약 14%P 낮은 데 그치지만, 도소매·숙박·음식점 등 '생계형 업종'은 무려 약 25%P나 낮습니다. 준비 없이 뛰어드는 생계형 창업이 한국 창업 생태계의 가장 약한 고리라는 뜻입니다.
▷ 연도별 생존율 (통계청, 2018년 기준 기업생멸행정통계)

창업 2년 만에 절반이 폐업하고, 5년 후에는 열 개 중 세 개도 살아남지 못합니다.
그 밖에 책 곳곳에서 밑줄을 긋게 한 수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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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생기업의 89.3%가 종사자 1인 기업 — 그리고 1인 창업의 생존율은 창업선진국 대비 현저히 낮습니다. 한국 전체 생존율을 끌어내리는 핵심 요인이죠.
- 생계형 창업 비율 한국 21.0% — 독일(16.7%), 영국(12.9%), 미국(8.1%)보다 훨씬 높습니다. 한국 창업이 '먹고살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에 치우쳐 있음을 보여줍니다.
- 65세 이상 노인빈곤율 45.7% — OECD 평균(12.9%)의 3배가 넘습니다. 일하면서도 가난한 구조입니다. 55~79세 중 일하기를 원하는 비율은 64.1%에 달합니다.
- 20~29세 청년 638만 명 — 이 중 상당수가 숨은 실업 상태에 놓여 있고, "한번 실패하면 다시 일어서기 어렵다"고 응답한 청년이 65.1%에 이릅니다.
- 직무스트레스 비율 87%로 OECD 1위, 직무만족도는 69%로 OECD 평균(81%)에 한참 못 미칩니다.
각각의 숫자 뒤에는 수십만, 수백만 명의 삶이 있습니다. 이 통계들은 단순한 숫자가 아닙니다.
📌 창업 패러다임의 전환 — 저자의 처방

저자가 제시하는 해법의 핵심은 세 가지 패러다임 전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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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창업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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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제안하는 창업 (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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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 안 된 창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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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 후 경력형 창업 (준비된 창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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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계형 창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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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형·혁신형 창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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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창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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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업·협업 창업 (힘 모아 창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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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강조되는 것은 **'경력을 살리는 창업'**입니다. 수십 년 쌓은 경험과 네트워크를 전혀 활용하지 못하는 치킨집 창업은 처음부터 성공 확률이 낮습니다. 반면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시장의 빈틈을 발견해 기술이나 서비스로 연결하는 혁신형 창업은 생존율도, 성장 가능성도 전혀 다릅니다.

아울러 저자는 '망하지 않는 창업'을 위한 7가지 체크리스트를 제시합니다. 성공 마인드, 명확한 주 고객층, 성장기 중심의 아이템, 구체적 자금계획과 여유자금, 농축된 사업계획서, 가족·지인의 동의, 희소가치 있는 경쟁력. 그리고 한마디로 압축합니다.
"이 7가지 중 부족한 것이 있다면 7개월을 더 준비하고 창업하자. 어쩌면 7년의 손해를 줄여줄 수도 있다."
이 한 문장은 투자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준비 없이 진입한 7개월의 조급함이 7년의 손실로 돌아오는 일을, 우리는 시장에서 너무 자주 봅니다.
📌 AI 시대와 창업 — 2020년에 쓰였지만 2026년에 더 선명해진 책

이 책의 출간은 2020년이지만, 2026년인 지금 읽어도 전혀 낡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더 또렷해졌습니다.
저자는 인공지능이 일자리에 미칠 충격을 이미 깊이 다룹니다. 옥스퍼드대 칼 프레이·마이클 오스본 교수의 연구를 인용해 미국 전체 일자리의 약 47%가 향후 10~20년 내 AI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하고, 미래학자 토머스 프레이가 예측한 2030년까지 20억 개 일자리 소멸 전망을 소개합니다. 세계경제포럼은 새로 생기는 일자리(약 1억 3,300만 개)가 사라지는 일자리(약 7,500만 개)보다 많을 것이라 내다봤지만, 그 새 일자리가 기존 실직자에게 자동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짚습니다.
저자의 결론은 명확합니다.
"인공지능 시대에 살아남는 일자리는 인공지능이 하지 못하는 일을 하는 창업 혹은 창직에 의한 일자리다. 취업의 시대는 끝나고 창업·창직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ChatGPT, Gemini, Claude 같은 AI 도구가 일상이 된 지금, 이 경고는 예언이 아니라 이미 현실입니다. 글쓰기, 분석, 코딩, 번역, 심지어 투자 리서치의 상당 부분까지 AI가 보조하거나 대체하고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저자가 메일에서 던진 화두 — "주식투자도 일종의 금융창업"이라는 말 — 가 바로 이 지점과 맞닿아 있습니다. 시장이 던지는 정보를 받아 스스로 판단하고 책임지는 투자자야말로, AI가 대신해주지 못하는 '의사결정의 주체'로 남아야 하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 오래 마음에 남은 구절들
이 책에는 직접 옮겨 적고 싶은 구절이 많았습니다.

첫째, 창업자의 위대함에 대하여. 저자는 안도현 시인의 「너에게 묻는다」를 패러디합니다. 연탄재를 함부로 발로 차지 말라던 원작에 빗대어, 일자리를 만드는 창업자를 함부로 폄하하지 말라고 묻습니다 — "너는 일생에 한 번이라도 자신의 돈으로 사람을 고용해본 적이 있느냐"고. 우리는 일자리를 '좋은 것'과 '나쁜 것'으로 쉽게 나누지만, 자기 돈으로 단 한 명에게라도 일자리를 만들어준다는 것이 얼마나 무겁고 용기 있는 일인지를, 해보지 않은 사람은 알 수 없습니다.

둘째, 창업자들의 어록. 정주영 회장의 말 — "길이 안 보이고 막막한가?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다시 봐라. 안 보이던 길이 보일 것이다", "실패는 성공의 뿌리 내리기다. 비바람을 겪지 않고 자란 나무는 강풍에 제일 먼저 뽑힌다." 그리고 이병철 회장이 반도체 진출을 두고 남긴 말 — "이 정도로 중도에 포기할 거였으면 처음부터 시작하지도 않았다. 설사 삼성 전체가 망한다 해도 나는 여기서 그만두지 않을 것이다." 오늘날 한국 반도체 산업의 토대가 된 그 결단의 무게를 생각하면, 단순한 명언 이상으로 다가옵니다.
셋째, 일과 행복에 대하여.
"주도적으로 사는 삶이야말로 행복의 원천이다."
직장인의 87%가 일에서 스트레스를 느끼는 나라에서, 이 말은 막연한 이상론이 아니라 구체적인 탈출 경로처럼 읽혔습니다.
📌 사회 각 주체에게 던지는 메시지 (5장)
5장은 가장 야심 찬 파트입니다. 저자는 창업 생태계의 변화가 어느 한 집단의 노력만으로 이뤄질 수 없음을 알기에, 각 주체에게 구체적 과제를 제시합니다.

-
- 청년에게: "아프니까 청춘이 아니라 아프니까 창업이다." 같은 세대끼리 좁아지는 취업문 안에서 숨 막히게 경쟁하기보다, 창업으로 스스로의 일자리를 만들어 세대 전체의 숨통을 틔우자.
- 386·베이비부머에게: 수십 년 경력을 허드렛일로 낭비하지 말고 '경력형 창업'에 도전하라. 청년의 패기에 기성세대의 경험을 결합하는 '세대 간 융합창업'도 유력한 대안이다.
- 엄마들에게: 스펙 쌓기 교육보다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창업교육에 관심을 기울이자.
- 교육기관에게: 정답만 찾는 취업형 인간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고 일자리를 창조하는 창업형 인재를 길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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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에게: 기업 자체가 '창업사관학교'가 되어 직원에게 기업가정신을 심어주는 것이 장기 경쟁력이다.
- 정부에게: 규제보다 창업 지원에, 그리고 실패해도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안전망 구축에 집중하라.
저자가 '나가는 말'에서 제시하는 두 갈래 길 — '창업코리아·성장코리아' 대 '실업코리아·송장코리아' — 은 강렬합니다. 어느 길을 택할지는 정부와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라, 이 책을 읽는 우리 각자의 선택에 달려 있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 투자자의 시선으로 다시 읽기

저는 주식 분석과 기업 연구를 업으로 삼는 사람입니다. 그 시선으로 읽으니 몇 가지가 더 선명해졌습니다.
첫째, 우리가 투자하는 모든 기업은 누군가의 창업 결과물입니다. 삼성전자, 현대차, 셀트리온, 카카오… 포트폴리오에 담는 모든 기업은 한때 누군가의 두려움과 용기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이병철이 반도체를 포기하지 않았기에 오늘의 삼성전자가 있고, 김범수가 창업을 택했기에 카카오가 있습니다. 창업 생태계가 살아 있어야 투자할 만한 미래 기업도 태어납니다.
둘째, 창업 생존율 문제는 곧 한국 자본시장의 구조적 문제입니다. 창업 3년 생존율 38.8%라는 수치는 단순한 창업의 문제가 아닙니다. 새로운 성장 기업이 충분히 배출되지 않으면 코스피·코스닥에도 신선한 성장 동력이 공급되지 않습니다. 이스라엘이 '창업국가'로 글로벌 벤처 자금을 빨아들이는 이유는, 창업 생태계가 자본시장의 미래 수익률과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저자가 말하는 '창업국가 건설'은 결국 한국 자본시장의 미래 인프라를 짓는 일이기도 합니다.
셋째, 제가 주목하는 바이오·반도체·로봇 강소기업들은 모두 '기술형·혁신형 창업'의 산물입니다. 이들이 기술 기반 창업으로 살아남고 성장했기에, 오늘 우리가 투자할 대상이 존재합니다. 앞으로도 이런 기업이 계속 나와야 한국 경제와 자본시장이 지속됩니다. 주도주를 찾는다는 것은, 결국 가장 성공적인 창업의 결과물을 알아보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 저자의 화두처럼 투자 그 자체가 금융창업이라면, 이 책이 창업에 요구하는 '준비'와 '리스크 관리'는 그대로 투자자의 규율이 됩니다. 준비 없는 진입, 비중 관리 없는 베팅, 손절 원칙 없는 보유는 곧 '준비 안 된 창업'과 다르지 않습니다.
📌 아쉬운 점과 한계 — 균형을 위해

좋은 책에도 한계는 있습니다. 서평이 헌사가 되어서는 안 되니, 짚을 것은 짚겠습니다.
첫째, 실행의 구체성이 다소 부족합니다. 저자 스스로 "마인드와 패러다임을 바꾸는 입문서"라 밝힌 만큼, '왜 창업해야 하는가'의 설득력은 강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준비하는가'의 실전 가이드는 상대적으로 얕습니다. 이 책으로 동기를 얻었다면, 실전 방법론을 다룬 후속 독서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둘째, 인용 데이터의 상당수가 2018~2019년 기준입니다. 그 사이 코로나19 팬데믹과 생성형 AI의 폭발적 확산이 창업 생태계를 크게 바꿔놓았습니다. 비대면 창업의 부상, AI 스타트업의 급증 등 최신 흐름을 이 책이 담지 못하는 것은 출간 시점상 어쩔 수 없는 한계입니다. 다만 저자가 제시한 방향성 자체는 여전히 유효합니다. (※ 통계 수치를 인용·활용하실 분은 최신 통계청·OECD 자료로 한 번 더 확인하시길 권합니다.)
셋째, 창업의 어두운 면에 대한 서술이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주제가 '왜 창업인가'인 만큼 독려 쪽으로 기우는 것은 자연스럽지만, 창업의 심리적·경제적 비용과 실패 후 재기의 현실적 어려움을 더 균형 있게 다뤘다면 한층 깊어졌을 것입니다.
📌 책이 남긴 질문들
좋은 책은 답을 주기도 하지만, 더 중요한 질문을 남깁니다. 이 책이 그런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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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지금 '취업 마인드'로 살고 있는가, '창업 마인드'로 살고 있는가?
- 투자자인 나는 '준비된 금융창업자'인가, '준비 안 된 금융창업자'인가?
- 내가 분석하고 투자하는 기업들은 어떤 창업 정신 위에 세워져 있는가?
- 한국이 진정한 창업국가가 되려면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시간과 변화가 필요할까?
📌 함께 읽으면 좋은 책
저자가 본문에서 직접 인용하거나 결을 같이하는 책들입니다. 이 책의 메시지를 더 깊이 이해하고 싶다면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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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도균의 스타트업 경영수업』 — 권도균 (스타트업 실전 경영)
- 『하버드 창업가 바이블』 — 다니엘 아이젠버그 (창업가 정신의 본질)
- 『오리지널스』 — 애덤 그랜트 (순응하지 않는 창업가의 사고방식)
- 『그릿』 — 앤절라 더크워스 (끈기와 열정의 힘)
- 『100세 인생』 — 린다 그래튼·앤드루 스콧 (장수 시대의 커리어 설계)
📌 총평 및 별점

『왜 창업인가?』는 불편한 책입니다. 안정적인 직장을 원하는 사람에게, 창업은 나와 무관하다고 여기는 사람에게, 이 책은 불편한 진실을 들이밉니다. 하지만 그 불편함이야말로 이 책의 최대 미덕입니다.
저자는 감성적 위로 대신 냉철한 데이터를, 막연한 희망 대신 구체적 방향을 제시합니다. 일자리 문제가 개인의 노력 부족이 아니라 사회 시스템 전체의 문제이며, 그 해법이 마인드의 전환과 패러다임의 변화에 있음을 설득력 있게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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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 항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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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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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지의 명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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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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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및 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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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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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 활용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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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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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 흡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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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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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적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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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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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합 별점: 4.3 / 5.0
창업을 꿈꾸는 사람에게는 용기를, 창업을 두려워하는 사람에게는 도전의 이유를, 그리고 투자자에게는 기업가정신의 가치를 다시 일깨워주는 책. 일자리가 없어 힘든 모든 세대, 그리고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분투하는 모든 이에게 권하고 싶습니다.
📌 맺으며 — 저자님께
서평 한 편에 이렇게 따뜻한 답례를 보내주신 저자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솔직히 처음엔 "왜 창업?"이라는 생각도 잠깐 들었지만, 다 읽고 난 지금은 왜 이 책을 보내주셨는지 알 것 같습니다. 투자도, 창업도 결국 '준비'와 '리스크 관리' 위에서만 살아남는다는 한 가지 진실로 이어져 있었으니까요.
저자님이 책의 마지막에 남긴 문장으로 이 서평을 맺습니다.
"물꼬만 트이면 고인 물은 폭포로 바뀔 수 있다."
창업코리아로 가는 물꼬는, 어쩌면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트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 물꼬는, 우리 각자가 자기 삶의 '준비된 창업가'가 되는 데서 시작되는 것이겠지요.
다음에 출간되실 『100인 고수의 투자법』도 손꼽아 기다리겠습니다.
📌 본 서평은 가투소 서평단 이벤트를 통해 인연을 맺은 백필규 저자님께서 직접 보내주신 책을 완독한 뒤 작성했습니다. 📌 블로그 연재: 창업·투자 도서 완독 서평 시리즈 | 주식비서 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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